시드니 한달살기- 감정 표현과 소통의 시작, 그레이비 소스에서 시작된 대화

침대 위에서 시작된 대화, 감정을 말로 꺼내기

시드니에서의 첫날, 잠깐의 휴식 시간.
각자 침대에 누워 몸을 뉘인 채, 우리는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도시, 낯선 공기, 하지만 그보다 더 생소한 건 가족끼리 이렇게 오래 붙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보, 사실 이번 여행에서 좀 바라는 게 있어.”
잠시 망설이다 남편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응? 뭔데?”
“우리… 이번 여행 동안엔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말로 잘 표현했으면 좋겠어.
억눌리지 말고, 특히 아이들이 더 솔직해졌으면 해.”
남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맞아.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니까 오히려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잖아.”
그레이비 소스 한 스푼이 알려준 소통의 의미
그때, 우리 대화를 듣고 있던 첫째가 조심스레 말을 보탰습니다.
“엄마, 아까 KFC에서 그레이비 소스 얘기할 때 그런 거 같았어.
맛없다고 말했는데도 아빠가 웃으면서 들었잖아.”
“그래, 네가 솔직하게 말해도 아빠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지? 그게 중요한 거야.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되, 상대방 감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둘째도 덧붙였습니다.
“맞아! 나도 그레이비 소스 별로였다고 말했는데, 아빠가 ‘그래도 나한텐 추억이 있는 맛이야’라고 웃으면서 말했잖아.”
남편은 두 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같은 음식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어. 솔직히 말해줘서 아빠는 더 고마웠어.”
시드니 한달살기의 시작, 그레이비 소스 한 스푼이 던져준 소통의 메시지.
작은 대화였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의미 있는 시작이었습니다.
피로보다 컸던 설렘, 시드니의 첫 걸음을 내딛다
잠깐의 쉼을 마치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이제 좀 쉬었으니 나갈까? 시드니 구경하러 가자!”
“응, 가자!”
아이들이 활기차게 대답했습니다.
피로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새 도시를 탐험하는 설렘과 우리 가족이 마음을 나누기 시작했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이틀 뒤 옮기게 되는 에어비엔비의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걷다보니 달링하버와 바랑가루 해안 산책가가
나왔어요.
숙소 가까이에 바다를 보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더 기분이 좋고 앞으로의 일들이 기대되었습니다.
한적하게 앉아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우리도 앞으로 즐길것들을 계획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봤어요.
피곤하지만 기분 좋은 산책.
비행기에서 힘들었던 것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한적한 풍경에 맘이 푹 잠기던 시간.
앞으로 할 여행을 계획해봤습니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