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텔주변 거리로 나서자, 낯익은 간판이 반겨줬다.
“엄마, 저기 KFC 있어!”
둘째가 캐리어를 끌며 신나게 외쳤다.
호주의 첫 외식은 그렇게 KFC에서 시작됐다.
매장은 깔끔하진 않았지만, 여행지 첫날의 분위기를 살피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
버거 세트와 치킨, 그리고 남편이 슬쩍 고른 ‘그레이비 소스’도 함께 주문했다.
“여보, 여기 그레이비 소스 있네! 이거 하나 추가할까?”
남편이 메뉴판을 보다 말고 설렌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뭐야?” 첫째가 물었다.
“아빠가 캐나다에서 혼자 지낼 때 자주 먹던 거야. KFC 치킨이랑 꼭 곁들였거든. 그 시절 생각나네.”
**그레이비 소스(Gravy Sauce)**는 고기 육즙이나 스톡에 밀가루를 넣고 끓여 만든 짙고 걸쭉한 소스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에서는 **감자 으깬 요리(Mashed Potatoes)**나 튀김류에 곁들이는 대표적인 소스고, KFC에서도 사이드 메뉴처럼 판매된다.
잠시 후, 소스와 치킨이 함께 나왔다. 남편은 치킨을 소스에 푹 찍어 한입 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음… 역시 이 맛이야. 그때 그 시절 느낌 그대로야.”
아이들도 궁금한 듯 조심스레 한입씩 먹어봤다. 그리고 동시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엄마, 이거 좀… 밍밍한데?”
“응, 나도 별로야.”
둘째와 첫째가 고개를 저었다.
짭짤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싱겁고, 감칠맛보단 담백함이 남는 맛. 한국인 입맛엔 좀 애매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코울슬로는 건더기가 작고 걸죽함이 더한 식감이라고해야하나. 씹히는 맛이 덜했다.
“괜찮아. 아빠가 다 먹을게.”
남편은 웃으며 소스를 끝까지 다 비웠다. 그저 맛이 아니라, 기억을 먹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때, 창밖에 시선을 두던 첫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저게 뭐야! 새야? 공룡이야?”
길쭉한 부리, 넓은 날개, 유유히 걸으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그 새.
그게 바로 **아이비스(Ibis)**였다.
아이비스는 원래 습지에 서식하던 새인데, 도시화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시드니 도심으로 자리 잡게 된 종이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 때문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쓰레기 새(Trash Bird)’**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사이즈는 거의 칠면조만큼 크고, 뾰족한 부리로 음식물 쓰레기를 파헤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다.
“진짜 신기해… 저게 동물원에만 있는 새인 줄 알았는데 길에서 다니네?”
“진짜 우리가 호주에 온 거 맞네.”
아이들은 놀라움과 호기심으로 한동안 창밖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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